2030년 탄소중립화 목표 달성을 위해 핀란드 정부는 건설에서 목재의 사용을 늘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핀란드 환경부는 “목재건축물 프로그램 The Wood Building Programme (2016-2023)” 을 통해 도시개발과 공공건축, 교량 및 전시장과 같은 대형 공사에도 목조 구조 적용이 활성화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모든 신규 공공건축물에 일정 비율 이상 목재구조를 사용하도록 하는 목표설정까지 했다. 핀란드 최대 목조구조 건축물 카타야노카 라우투리 Katajanokka Lauturi 로비 / Photography from StoraEnso / Photographer : Tuomas Uusheimo The Wood Building Programme The Wood Building Programme에 따르면 2025년까지 모든 신규 공공건축물의 45%가 목조구조 (timber frame)로 지어져야 한다. 또한 다양한 시범 건설 프로젝트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목재 기반 건설자재가 개발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에 발맞추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인력 양성에 투자함과 동시에 과학적인 현장데이터를 수집,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핀란드 목재가 상업용 빌딩과 인프라 건설의 주요 자재로 확산됨으로써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는, 목재사용 확대로 건설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건물과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해 입주사 또는 건축주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기여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통해 2030탄소중립화라는 국가적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카타야노카 라우투리 Katajanokka Lauturi / 사진제공 : Solo Sokos Hotel Pier 명확한 성과기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의 공공 프로그램인만큼 The Wood Building Programme은 매년 성과 평가를 받아야 한다. 성과의 기준은 (1)집합건물 주택 건설에서 목재 사용 증가여부, (2) 전체 목재사용 건설 프로젝트에서 산업용 건축공사의 비율 증가 여부, (3) 핀란드 목재기반 건설자재의 수출 증가 여부, (4) 목재 건축물에서 탄소배출 감소 여부, (5) 목재기반 건설 생태계에서 비영리 활동 증가 등이다. 정부의 명확한 목표, 전략, 실행 프로그램, 그리고 프로그램 평가기준까지 명확하게 있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핀란드에서 목조구조의 대형 건축물이 뚜렷하게 증가할 수 있었다. 카타야노카 라우투리 Katajanokka Lauturi / 사진제공 : Solo Sokos Hotel Pier 우드시티 헬싱키 프로젝트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우드시티 헬싱키 Wood City Helsinki와 카타야노카 라우투리 프로젝트다. 우드시티 헬싱키 프로젝트는 헬싱키에서 세인트피터스버그로 향하는 대형 크루즈선 터미널과 핀란드 조선업의 흔적이 남아있는 야트카사리 (Jätkäsaari) 지구 초입에 위치한다. 이는 핀란드 최대 상업용 건축물 건설사인 SRV가 건설하고 안티넨 오이바 건축사무소 (Anttinen Oiva Architects)가 디자인한, 핀란드 기준에서는 ‘대형’ 개발 공사다. 해안가 조선업 시설이 있던 자리에 집합주택, 오피스, 호텔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는 우드시티 헬싱키 프로젝트가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목조구조 건축이기 때문이다. Solo Sokos Hotel Pier 4 Junior Suite / Photographer : Eveliina Vuorma / Helsinki Partners 수퍼셀 Supercell 본사 우드시티 헬싱키로 본사 사옥을 이전한 세계적인 게임개발사 수퍼셀 (Supercell), 사이버시큐리티 소프트웨어 회사 위드시큐어 (WithSecure) 등 앵커 테넌트의 면모 역시 관심을 증폭시킨다. 위드시큐어가 입주한 건물은 독일 투자회사 유니언 인베스트먼트 (Union Investment) 소유의 건물로8,700제곱미터 면적에 600톤의 구조목 (mass timber)이 사용되었다. 이는 250톤의 이산화탄소 격리효과를 갖는다. 목조 구조물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197개 이상의 공학목재 기둥이 설치되었으며 목재가 외벽, 구조 프레임, 바닥, 외장재로 사용되었다. 하중을 지탱하는 중간층에는 313개의 교차적층목재(CLT) 슬래브가 설치되었다. 파사드는 아코야(Accoya) 목재 패널로 마감되었는데 이 7층짜리 건물에 총1킬로미터 길이 가량의 패널이 적용되었다. 지붕에 설치된 200제곱미터 크기의 태양광 패널 및 신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이 건물은 에너지효율 A등급을 획득했다. 로비 천장에 설치된 조각과 같은 장식에는 46입방미터의 가문비나무 CLT가 사용되었다. 우드시티 헬싱키 프로젝트에는 핀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스토라엔소 Stora Enso의 공학 목재 자재가 적용되었다. 수퍼셀 본사 건물 역시 목조구조 건축물로 스토라엔소의 공학목재인 LVL을 적용했다. 화재 관련 규정 준수를 위해 지하층, 지상층 및 중앙 수직 샤프트에는 철근 콘크리트가 함께 사용되었다. 수퍼셀 본사가 위치한 목재건물 / Photo from Design Diffusion / Design by Anttinen Oiva Architects / Photo by Tuomas Uusheimo 공학목재 CLT라고 불리는 공학목재가 화재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심지어 화재시 콘크리트보다 붕괴 속도도 더 늦다. 스토라엔소와 같은 기업은 화재에 대비해 강도높은 실험과 탈출 시뮬레이션을 반복, 화재에 강한 특수제품을 만든다. CLT는 콘크리트나 철재보다 가벼워서 건설 현상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에너지 측면에서도 경제성이 있다. 양생시간이 필요한 콘크리트 보다 공사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벽돌, 콘크리트, 철제 대비 목재는 20~30% 가량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 이러한 여러가지 이점에 더해 정부의 재정 지원까지 더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핀란드에서는 목재 건축물이 그야말로 대세다. 수퍼셀 본사가 위치한 목재건물 / Photo from Design Diffusion / Design by Anttinen Oiva Architects / Photo by Tuomas Uusheimo 목조호텔 솔로 소코스 호텔 피어 Solo Sokos Hotel Pier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헬싱키의 또 다른 목재 건축물은 카타야노카 라우투리(Kakajanoka Lauturi)다. 헬싱키 항구에서 스웨덴으로 향하는 바이킹라인 (Viking Line) 크루즈선 터미널 방향으로 가다보면 만난다. 핀란드 상호연금 보험회사인 바르마 (Varma Mutual Pension Insurance Company)가 소유한 건물로 우드시티를 디자인한 안티넨 오이바 건축사무소가 디자인을 맡았다. 핀란드의 호텔 체인인 소코스 호텔 (Solo Sokos Hotel Pier), 미슐랭스타 쉐프가 지휘하는 레스토랑, 그리고 스토라엔소 본사가 입주했다. Solo Sokos Hotel Pier 4 Restaurant Harbroe / Photographer : Eveliina Vuorma / Helsinki Partners 카타야노카 라우투리 Kakajanoka Lauturi 핀란드에서 가장 큰 목재건축물인 카타야노카 라우투리에는 스토라 엔소의 벽체, 바닥, 지붕, 계단, 빔, 기둥과 같은 조립식 대형 목재 구조물 (prefabricated massive wood) 들이 적용되었다. 파사드와 빔프레임 (beam frame) 등은 고강도 공학목재인 합판단판적층재 (LVL : Laminated Veneer Lumber) 로 제작되었다. 내부벽과 엘리베이터, 계단 샤프트, 바닥, 지붕 구조물은 CLT를 적용했다. 이 대형 목재 건축물은 약 7,600입방미터의 가문비나무와 약 2,500개의 구조목 요소로 구성되었다. 해안가에 자리한 기후적 특성을 고려하여 파사드 외부에는 유리와 금속, 천연 화강암을, 내부에는 목재를 사용하는 이중 솔루션을 채택했다. 스토라엔소의 특허제품 실비아(Sylva™)는 수분, 습도, 오염에 강한 내구성을 가질 수 있도록 특수 코팅 및 멤브레인 작업이 되어있다. 또한 해충이나 곰팡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바이오기반 솔루션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비가연성을 위해서는 석고 섬유판을 세 겹으로 적층해 건물의 내화성을 향상시켰다. 건물에 자연 채광을 선사하는 총 210톤 무게의 유리창은 97입방미터의 고강도 공학 목재인 이펙스듀라 (Effex® Dura.)가 지지한다. Solo Sokos Hotel Pier 4_Junior Suite / Photographer : Eveliina Vuorma / Helsinki Partners 카타야노카 라우투리가 업계의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공사기간 단축이다.. 2023년 3월에 목재 골조작업을 시작해 같은 해 10월 상량식을 가졌다. 23,000 제곱미터 연면적 건축물 공사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빠른 속도다. 또한 전체 골조 설치 일정이 단 이틀 내의 오차로 매우 정밀하고 정확하게 진행되었다. Just-in-time 현장자재 공급으로 현장의 자재 적재 공간 규모를 줄였다는 점 역시 카타야노카 라투리 공사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Solo Sokos Hotel Pier 4_Rooftop Bar Humu / Helsinki Partners 목재건축물의 장점 목재건축물이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관심을 받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위생적인 측면이다. 스토라엔소에 따르면, 한 연구에서 목재 표면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접촉시켰을 때 12시간의 전염성을 보인 반면 플라스틱, 스테인레스스틸, 유리, 시멘트 등의 소재에서는 96시간 전염성을 보였다. 또한 사람이 나무에 있는 천연 에센셜 오일에 노출되었을 경우 NK셀 활성화로 면역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습도 측면에서도 목재는 가장 이상적인 40~70% 사이의 습도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습도가 잘 조절되면 알러지 유발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 유발을 억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연구에서 나무 소재가 창의력, 집중력, 생산성, 심리적 안정감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목재 건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혈압과 심박,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는 연구들도 발표되었다. 카타야노카 라우투리 목구조물 / Photograph from StoraEnso / Photographer : Kalle Kouhia 입주사와 건물주 모두에게 WIN 더 가벼운 건설 자재를 사용하면 더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더 빠르게 건축을 할 수 있다. 기업과 국가의 탄소배출절감 목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연한 소재의 특성상 구조적 디자인에도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 사용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국토의 70%가 삼림이라서 원재재 공급도 원할하다. 나무에 대한 이해도와 관련기술, 디자인 능력은 세계 최고다. 정부 뿐 아니라 유럽 연합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전략이 있는 좋은 기업들을 테넌트로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 에너지 효율 및 신재생 에너지 활용으로 탄소배출 넷 제로를 달성할 수 있다. 지지하중, 화재, 습도, 해충과 곰팡이 등 기존의 소재에 대한 우려들을 기술적으로 극복했다. 정부, 건물주, 건설사, 테넌트 입장에서 모두 윈-윈이니 이 정도 되면 목재 건축물을 짓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고부가가치 기술을 확보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이라는 도덕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작은 나라 핀란드의 도전정신과 팀플레이를 주목할 때다. Katajanokan Laituri / Photo from Stora Enso / Photographer : Kalle Kouhia본 글을 Seoul Property Insight에 기고되었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