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대학의 탄생 : 예술, 공학, 경영의 융합 예술, 공학, 경영이 융합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의해 헬싱키 공대, 헬싱키 경영대, 헬싱키 미술대를 통합한 핀란드의 알토 대학이 2010년 탄생했다. 벌써 15년 전에 이루어진 3개 단과대학의 통폐합이 당시 ‘대학 업계’에서는 상당히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행보였다. 소위 말하는 ‘밥그릇 싸움’ 이라는 이권다툼은 어느 조직에나 크건 작건 있기 마련이기에 각기 분리, 독립되어 있던 단과대학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합리성과 시장의 필요성이 주도하는 ‘융합’, ‘통합’은 핀란드가 강소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자 효율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핀란드의 운영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제공: Artek ARTEK의 탄생: Art+Technology 핀란드에서 Art, Technology, Business를 융합하는 전통은 알토대학이 설립되기 75년 전인 1935년에 이미 시작되었다. 당시 핀란드 예술과 디자인 업계를 이끌던 4명의 아이콘인 알바 알토 Alvar Aalto, 그의 아내이자 파트너 디자이너 아이노 알토 Aino Aalto, 든든한 재정적 후원자였던 마이레 굴리쉔 Maire Gullichsen, 예술사에 전문성을 지닌 닐스-구스타브 할 Nils-Gustav Hahl은 Art+Technology 라는 비전하에 가구회사 아르텍 Artek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로 수많은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브랜드들이 아르텍과 협업해왔다. 핀란드 디자인과 예술계에 기여한 굴리쉔의 공로, 건축디자인과 산업 디자인에서 알바 알토와 아이노 알토의 역할 등을 감안했을 때 이들이 설립한 아르텍은 오늘날까지도 핀란드 디자인의 든든한 대들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이레 굴리쉔 / 사진제공: Artek Aino Aalto / 사진제공 : Alvar Aalto Museum Functionalism 과 Paimio Chair 알바 알토와 아이노 알토가 건축디자인과 요양원 시설의 제품디자인까지 맡았던 결핵치료 병원이자 요양소인 파이미오 요양원 Paimio Sanatorium이 1933년 문을 열었다. 결핵환자들의 치료 및 요양을 위한 기능성과 위생관리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소나무 숲 가운데 자리한 지리적 환경을 요양원에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제품들은 90년이 지난 현재도 아르텍의 파아미오 라인으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알토의 파이미오 라운지 체어는 파이미오 요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의 호흡기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양 손을 등 뒤로 모아 가슴을 활짝 벌릴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또한 환자들이 오래 앉아 있을 때 공기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선형으로 의자를 디자인했다. 오리지널 소재가 나무가 아닌 금속이었던 이유는 병원내 감염 예방을 위해 소독의 편리성을 감안한 것이었다. 파이미오 의자는 경량 금속 철판과 가벼운 자작나무 합판을 여러 겹 라미네이트한 다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환자들이 햇빛과 신선한 공기가 드는 방향으로 의자를 손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숲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재와 색, 곡선의 형태를 취하면서 고요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은 환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아르텍의 파이미오 의자는 사용자를 위한 심미적-심리적-기능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으로 알토의 디자인 휴머니즘을 상징한다. 90년간 하나의 디자인이 존속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휴머니즘이 주는 영속성 때문일 것이다. 지속가능한 디자인 sustainable design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Atek Milano Triennale 1936 / 사진제공: Artek ARTEK 2nd CYCLE 아르텍은 2006년부터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아르텍 가구들을 수집, 빈티지로 재판매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가구 쓰레기를 줄이고, 가구의 수명을 연장하는 순환경제를 시장에 선도적이고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아르텍 세컨드싸이클 Artek 2nd Cycle이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오리지널 빈티지가 새로 생산된 제품보다 더 비싸게 가치가 매겨지기도 한다. 가구가 단순히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오브제로서 부가가치를 얻었다. 사진제공: Artek STOOL 60 1933년 디자인된 아르텍의 시그니처 의자인 Stool 60는 9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상을 받고 있다. L-형태로 굽어진 3개의 다리가 원형 상판을 튼튼히 받치고 있는 이 스툴은 가장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타임리스 디자인의 상징이다. 독일 연방정부와 시민 사회 단체들이 함께 선정하는 독일의 지속가능성 어워드 The German Sustainability Award (GSA)는 2020년 디자인 분야의 첫 수상작으로 아르텍의 Stool 60를 선정했다. 유엔 UN의 아젠다 2030에 기반해 선정하는 이 어워드는 책임감 있는 디자인, 소비자들이 환경 친화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을 선정한다. 아르텍 공동 창업자들의 지속가능성이라는 핵심가치는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변치않는 인정을 받는다. 시류에 편승해 만들어지는 신조어나 트렌드가 아니라 인간에게 꼭 필요한 영속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Artek “한 번 탄생한 것은 새로운 형태로 늘 우리 곁에 다시 나타난다.” 알바 알토가 정의하는 타임리스 디자인은 아르텍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우리에게 전한다. 본 글은 Seoul Property Insight에 기고되었던 기사입니다. 원문은 링크 참조.https://seoulpi.io/article/00258945552191893504